<합동조사단의 천안함보고서는 "거짓말로 도배된 소설"이지만,
                               이 글은 "소설을 빙자한, 이야기 천안함보고서"입니다.>




3. 잠수함훈련에 차출된 천안함

[천안함은 폴이글 잠수함훈련에 하나의 역할을 맡은 것이 거의 확실하다. 그리고 더 확실한 것은 이미 수년전부터 천안함 한가운데 부분인 '가스터빈실 바닥'이 균열과 누수가 존재한 사실이다. 문제는 왜 그 상태임을 알면서도 훈련에 참가하였는가이다.]

문일병은 그날의 가스터빈실에서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자신의 개인감정을 있는 그대로 모두 내세울 수 없는 군대의 특성상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지 않았지만, 말수가 급격히 줄었고, 비상구나 탈출구명복이나, 비상약 그리고 조명탄 같은 것들이 눈에 뜨이면 유난히 눈길이 가는 본능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리고 휴식시간이 저녁에 오면, 가끔씩 가스터빈실 문을 열어보고 그 안에서 무슨 일이라도 일어나는지 살펴보는 습관도 생겼다.

천안함이 백령도로 향해서 나아가고 있었다. 어두운 저녁이어서 밖에 나와 보아야 어둠과 어둠속의 바닷물만이 보였는데, 그 가는 길목에서 문일병은 놀라운 장면을 보게 되었다. 25일부터 시작하는 '폴이글 대잠수함훈련'을 위해서 멀리 미국에서 온 미국함대들이 훈련준비를 위해서 군산항을 출발해서, 천안함 근처를 지나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들은 훈련을 위한 지형파악을 목적으로, 훈련 시작전에 군산항에서 서해안을 따라 올라와서 인천연안을 지나 연평도를 지나 백령도연안까지 순항훈련을 마친 후, 중국과의 경계해역까지 다시 나가서 본격적인 폴이글훈련에 돌입할 예정이었다.
미국군함들은 2대의 웅장하고 날씬해 보이는 이지스함 2척과 군함이 뒤따르고 그 뒤에 물속에서 머리를 내민 핵추진잠수함도 따라오고 있었다. 천천히 운항하는 천안함의 곁을, 추월해 가는 그들의 모습들 맨 뒤로, 어선같은 배가 한 척 뒤따르고 있었다.

"저건, 잠수함전문 구조선이야."
어느 사이엔가 몇 명의 하사관들이 함교로부터 연락을 받고 구경을 나온 것이었다. 그리고 오중사는 자연스럽게 문일병곁으로 다가와 이렇게 이야기해주었는데, 문일병은 그것이 너무 신기했다.

"잠수함이 고작 1대가 훈련에 참가하는데도, 잠수함구조함이 필요한가 봐요?"
그 말을 듣고 오중사는 다시 한 번 그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러게 말이야, 핵추진잠수함이 훈련때마다 구조함을 뒤에 매달고 다닐 이유가 없을텐데.. 무슨 다른 이유가 있겠지."

그때, 문일병의 눈에는 잠수함구조함의 바로 곁에 작은 드럼통같은 머리만 내민 검은 물체들이 몇 대가 함께 뒤 따르는 것을 보았다.

"오중사님, 저기 저기 구난함 옆에 검은 물체들이 함께 따라가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 말을 듣고 오중사는 몇 걸음 옆의 다른 하사관에게 다가가 망원경을 빌려와 그 곳을 살펴보았다.

"맞아, 물살이 뒤로 움직이고 있군. 구난함을 따라가고 있는 것이 맞아. 아마 저 구난함이 이끌고 다니는 것 같은데."

그 검은 물체들은 소리도 없이 구난함의 곁을 따라서, 멀리 사라져 갔다.
문일병은 그 모습을 가장 마지막까지 지켜본 후에야 천안함의 숙소로 내려갔다. 그리고 미국함선들을 실컷 보고난 후에야, 정말로 훈련같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조금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그 검은 물체는 무얼까?'
문일병은 천안함에서는 그 누구도 설명하지 못하는 그 검은 수중의 물체를 궁금해 하면서 잠이들었다.



다음날 아침이 되자, 천안함은 좀 더 정확한 임무에 임하기위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으며 정확한 운항에 신경을 쓰기시작했다.
천안함은 백령도를 지키는 가상적군의 군함역할이었고, 백령도를 방어하는 역할을 맡아서, 남과 북을 오가면서 계속하여 소음을 내주어야했다. 그 동안에는 한국의 209형 디젤잠수함 최무선호가 가상적군의 타킷이 되어 숨어다니고, 미국함선과 잠수함이 한국 잠수함을 찾아내 공격하는 훈련용어뢰 자유공격 훈련이 이루어지는 것이었다. 폴이글 훈련의 시작은 소리없이 바닷속에서 시작되었고, 그 진행도 그 어떤 소리도 들려오지 않는 침묵의 전쟁이 진행되고 있었다.



3월 26일도 그렇게 소리없이 다가오고, 잠수함들은 바닷속에서 은둔하는 고래처럼, 꼼짝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으나, 날카로운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천안함은 바다위에서 운항하는 초계 군함이었고, 잠수함훈련은 바닷속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천안함의 음탐사는 가장 바쁘고 할 일이 많았다.천안함은 비록 구형의 음파탐지기 소나를 배 밑에 달고 있었지만, 간간히 포착되는 음파탐지기의 화면에 표시되거나 소음감청결과는 놀라운 것이었다.
최소한 4종류이상의 잠수함이 백령도 근해에 존재했고, 그 숫자는 최소 5대에 달했다.

"작전관님, 우리가 리시브말고 액티브로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는 기회는 전혀 없습니까?"
전탐사가 그 다양한 잠수함들의 실체를 조금이나마 자세히 알고 싶어서 물어본 말이었다.

"액티브 신호 한 방만 쏴도 자네와 나는 영창 가는 거야. 직행으로 획~ "



그 날 밤 9시가 되었을 때였다.
천안함으로 긴급무전이 날아왔다.

"9시 정각을 기해서, 한미합동훈련 폴이글 대잠수함 훈련을 긴급히 종료한다. 다시 반복한다..."

순간, 작전지휘실은 술렁거리기 시작했고, 이를 지켜보던 함장은 다른 무전기를 들고 즉시, 함대사로 무전을 날리고 있었다. 잠시후, 함장이 손을 들어 모두 조용하라는 손짓을 보내자 지휘실은 순간 쥐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함장은 매우 날카롭게 신경을 곤두세우며 무전기를 들고 있었지만, 말투는 최대한 톤을 내려가며 말을 했다.

"네, 어떤 일이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으면 되겠습니까?"
"미국측으로부터, 작전을 중지한다는 명령을 받았다. 작전중에 에러가 발생한 듯한데.. 아마 잠수함의 고장이 발생한 것 같다."
"그럼, 저희는 훈련을 종료하고 귀환해야합니까?"
저쪽에서 잠시 뜸을 들이고, 어디론가 다시 확인을 한 후, 목소리가 들려왔다.

"일단 자리를 지키게, 북방 경계선까지 다시 올라가서 재차 명령을 기다리게나. 자세한 내용은 한미연합사에서 별도로 명령이 떨어질 때까지는 기다려야할걸세.."
"알겠습니다."

천안함은 정상적인 항로에서 이탈하지 않고서 대청도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북쪽으로 올라가기로 하였다.



그런데, 천안함 전탐사는 신경을 곤두세우며 무언가 열심히 탐색하고 있었다.
그의 눈과 귀에는 한 대의 소형잠수함이 다가오고 있었고, 두어 마리의 큰 물고기가 계속하여 주변을 배회하며 천안함에 접근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작전관님, 소형잠수함과 아마도 스텔스기능의 작은 잠수정 같은데, 이것이 지금 우리쪽을 향해서 다가오고 있습니다."
"뭐라고? 돌진해 오는 것인가? 아니면, 그냥 접근만 하고 있는가?"
"후방 우현 45도 방향쪽에서 잠수함의 최고속력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음파가 잘 잡힐 정도입니다."

옆에서 그 말을 듣고 있던 함장이 손을 들어 크게 회전할 것을 지시했다.

"조타수, 지금 유턴한다. 유턴. "

그 즉시, 천안함은 유턴을 시작하였고, 가스터빈도 함께 돌려서 속도를 높였다.
그리고 유턴이 거의 끝나갈 무렵이었다.





And